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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E.B.C 트레킹·칼라파타라·촐라패스

EBC트레킹 13일차(몬조~체프롱~루클라) 2016. 1. 13.

by 바람- 2016. 1. 18.

 

13일차 : 2016년 1월 13일

몬조(2835m) - 체프롱(2660m) - 루클라(2840m)

   

07:00 아침

08:23 루클라로 트레킹 시작

10:20 팍딩(선라이즈 롯지) 지나감

12:05 체프롱 도착 - 점심

14:50 루클라 숙소 도착 -세르파 롯지 다이미르

19:00 저녁 - 닭백숙

 

 

오늘 루클라로 돌아가면 트레킹으로서의 일정은 끝이 난다.

오후에 경비행기가 뜨면 카투만두로 갈 수 있다고  8시에 출발을 하자고 했다.

아침식사 후, 단체사진을 찍고 08시23분에 몬조 롯지를 떠났다.

뭔가를 두고 가는 것처럼 허전함이 느껴져서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 봐 졌다.

발자국 위로 살포시 얹혀진 아쉬움이 뒤돌아보게 하는 것일까...

아쉬움은 조금 남겨두고  더 많이 담아 가는 뿌듯함과 감사로 천천히 루클라로 향했다.

 

몬조와 루클라는 고도가 비슷하지만  루클라까지 오름과 내림이 몇차례 반복되었다.

작은 계곡의 짧은 다리를  지나서 높이가 낮은 계단의 오름길로 오르고...

큰 계곡의 출렁다리도 건너고....

출렁다리앞에서 롯지를 짓는데 사용할 합판을 한사람이 4~5장씩 등짐으로 지고 가는

네팔사람의 모습에 짠한 마음으로 한동안 쳐다보았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편안한 길을 조금 걷다가 다시 작은 계곡으로 내려가

짧은 철다리를 건너 다시 오름길로...

트레킹 길 옆으로 산장을 새로이 짓고 있는 곳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의 70년대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건물벽의 자재로 조금 다른 것은 우리나라는 시멘트 벽돌과  그 곳은 돌....  

그네들은 큰 돌을 망치로 깨부셔 벽돌모양으로 만들었다.

저렇게 망치질을 하노라면 손목 또한 얼마나 아플까...

몇차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를 반복했다.

2시간 정도를 걸으니 팍딩에서 숙박을 했던 '선라이즈' 롯지에 도착을 했다.

 

팍딩의 롯지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 출발...

우리들은 출발을 했는데 두 가이드는 따라오지 않는다.  아니 가이드를 하지 않는다.

또 긴 출렁다리를 건너고....

가이드가 오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동행분들이 미숫가루를 타 드셨다.

나는 배도 안 고프고 미숫가루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앞서 천천히 진행하겠다고 하고

별빛님과 먼저 출발을 했다.

별빛님이 앞에서 가고 그 뒤를 따라 가는데 크다란 바위 벽에 낯익은 식물이 보였다.

줄사철란이다.  여기서 보니까 신기해서 사진을 찍느라고 시간이 약간 지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별빛님이 산장 앞의 내리막으로 가는 모습이 언뜻 보였다.

갈림길이었는데.... 

나는 어느 길을 가야 할 지 몰라 잠시 기다렸다가 뒤에서 오고 있는 팀원들과 합류했다.

그런데 별빛님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을 하는게 아닌가...

순간 걱정이 되어 팀원들에게 별뱇님이 다른 방향으로 간 것 같다고 했더니

'나중에 만나지겠지...' 한다.  

가이드도 없는 상황에서 다른길로 간 것 같다고 하는데 무심한 말이 되돌아 왔다.

가면서 합류되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아도 없어서 마음이 사뭇 불안하여 발걸음이 자꾸 늦어졌다.

일행은 앞서 가 버리고 나는 자꾸 뒤돌아 보고.. 또 보고...

12시쯤에 체프롱 도착...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다.

얼른 별빛님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먼저 도착한 권샘이 별빛님이 안 보여서 쿡팀에게 혹시 지나쳐 갈 수도

있으니 앞으로 가 보라고 했었는데 한참을 갔는데 없다고 했다,

.가이드도 없는 상황에서 먼저 간 일행이 안보여서 당황한 마음으로 찾고 있는데... 헐....

우리보다 뒤에 왔다.  우선 반가웠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  내리막으로 한참 내려갔는데 갑자기 길이 없어지더라고...

그래서 다시 올라와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왔다고 했다....

트레킹 마무리 단계에서 가이드는 근무태만이고,  우리들의 팀웍도 조금 느슨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일이든 언제나 마무리가 중요하다 것도 가슴에 새기고.... ㅎ

 

점심준비가 덜 되어서 주변 풍광을 보다가 굵다란 물관이 이어진 곳으로 보니

계곡 아래쪽에 발전기가 보였다.

물관은 위에서 아래로 발전소까지 연결되었는데 떨어지는 수압으로 발전기를 돌려 축전하였다.

 

 점심은 밥이 아니고 밀가루를 반죽하여 좀 두텁게  구운 빵?이 나왔다

카레를 찍어먹는  '난' 도 아니고 그냥 뜯어 먹을 수 있는...ㅠㅠ 

찐 감자와 무채, 오이무침, 김치, 빵이라서 그런지 치즈조각이 찬으로 나왔다.

빵?에다가 무채와 오이무침을 싸서 먹으니 그냥 먹을만 했다.

네팔 특식으로...ㅎ

 

점심식사를 한 체프롱 롯지에서 내리막을 내려가서 다시 루클라까지는 오르막이었다.

예닐곱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나에게 뭔가를 달라고 하기에 남아 있던 것 중 사탕을 하나 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두 아이가 와서 손을 내민다... 너희들도 사탕이야~~

그런데 요녀셕이 일일 견과류 봉지를 보고 빅 사이즈를 달라고 한다....하나씩 줬더니

한 녀석은 '브라더' 하면서 동생몫도 달라고...ㅎ 귀엽기도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간식 봉지를 탈탈 털었다~~~~ㅎ 

 

드디어 ...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의 관문인 파상라무 동상 기념문에 도착~~~

12일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되돌아 온 것이다..... 트레킹은 마무리되었다.

내 일평생의 12일은  쿰부 히말라야에 육체와 영혼이 여기 있었으니 앞으로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쿰부 히말라야의 시간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게 될 것이고...

쿰부 히말라야의 공간속으로 들어가 칼라파타르... 촐라패스.. 오색타르쵸... 천상의 길... 광활한 대지..

만년빙하를 누비며 장엄하고 우람한 설봉들을 그리움으로 바라보고 있겠지.....

 

 

몬조를 출발하면서 ...

 

 

오름 내림의 반복....

 

 

인동덩굴?   -  우리나라 인동덩굴보다 잎이 크면서 길다.

 

 

 

 

합판 4~5장씩 등짐을 지고 건너는 현지인..

 

 

 

 

 

 

 

 

 

또 내려가고 또 올라가고...

 

 

롯지를 짓고 있었는데 톱날보고 입이 딱 벌어졋다.

 

 

팍딩 -   2일날 묵었던 '선라이즈' 롯지

 

 

짐을 잔뜩 싣고 출렁다리를 건너 오고 있는 말 무리...

 

 

줄사철란

 

 

 

 

 

 

체프롱 롯지 -   점심 식사

네팔 달력

 

 

발전소

 

 

물관

 

 

 

 

점심

 

 

루클라 비행장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뭔가가 하나씩 휘날리기 시작했다.

빗방울 같기도 하고...눈빨 같기도 했다.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을 바라보니

산 정상쪽은 하얗고 하늘은 꾸무리했다.

슬며시 걱정이 되었다.  

날씨가 흐리면 비행기 이륙이 안되었기에 한국으로 돌아갈 일이 걱정....

여기까지 날씨운은 정말 좋았었다.

마무리까지 하늘을 믿자고....

 

파상라무 동상 기념문 

 

 

루클라 경비행장

활주로 끝은 바로 절벽...

2800m 산을 깎아 만든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비행장이라고 했다.

비스듬한 활주로..  활주로 너머로 꾸무리한 날씨가 완전히 시야를 가렸다.

 

 

 

루클라 숙소 롯지 -

디아미르 롯지

트레킹 오를 때 경비행기에서 내려 이 롯지에서 1시간을 더 머물렀던 곳이다.

우리의 짐들을 우리와 함께 다 오지 못하고 2개의 카고백이 다음 비행기로 왔던 것이다.

카고백이 다 올 때까지 이 롯지에서 고소적응을 하면서 많이 쉬었던 곳이다.

오늘 묵을 숙소...

기상이 좋지 않아 오늘은 경비행기가 이륙을 못했다고 했다.             

 

 

 

 

롯지의 다이닝으로 들어가 배낭을 한쪽에 벗어 놓고 스틱도 완전히 접었다.

난롯가에서 휴식.. 여기 롯지는 와이파이 와 밧데리 충전을 무료로 해 주었다.

그리고 난로에 장작을 계속 넣어 주기도 했다.

가이드가 트레킹을 마쳤으니 저녁에는 고기를 먹자고 했다.

그동안 고생한 포터들과 쿡팀에게도 고기와 술을 제공해 달라기에 권대장님이 흔쾌히 승락을 했다.

그런데 염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구할 수 없어 닭백숙으로 했는데

닭백숙 한쪽이 새까맣게 타서 화근네가 많이 났다.

그기다가 저네들 먹을려고 돼지고기를 같이 삶았는지 닭백숙 냄새가 아니고 돼지고기 누린내가 너무 많이

났다. 나는 닭백숙을 잘 먹지 않는데다 돼지고기 누린내에 받쳐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닭죽도 냄새에 질려서 먹을 수 없었고... 반찬으로 나온 무채와 오이무침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식당건물과 잠자는 방 건물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따뜻한 난롯가에 한참을 더 있다가 방으로 갔다.

방으로 가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 밀려 오지만, 걱정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하늘의 뜻에 의지할 수 밖에......

어쩌랴.... 자연의 힘 앞에서는 한낱 공기방울과 다를바 없는게 우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