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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E.B.C 트레킹·칼라파타라·촐라패스

EBC트레킹 10일차(종라~촐라패스~당락) 2016. 1. 10.

by 바람- 2016. 1. 18.

촐라패스 정상에서...

 

소도 말도 못 넘어간다는 빙하지대와 가파른 너덜길의 오르막과 내리막의 5420m

언덕을 넘을 때는 시간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5420m의 발걸음은 숨쉬기를 재촉하지만,

히말라야 신의 품속이라 숨쉬는 것조차도 나의 것이 아니었다.

 

 

10일차 ; 2016년 1월 10일

종라(4830m) - 촐라패스(5420m) - 당락(4700m)

 

 

05:00   아침

06:23   트레킹 시작

07:30   분쯤부터 촐라패스를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10:05   첫번째 언덕 올라섬

            만년빙하를 아이젠 신고 지나가면서 바로 옆의 크레바스가 위협적으로 보였음.

11:50   드디어 촐라패스 언덕 최고지에 올라섬.

13:50   드디어 촐라패스 언덕을 벗어 남.

16:28   당락 숙소 도착 - 호텔 쿰비-라 롯지

19:00   저녁

 

촐라패스...

아주 높은 언덕을 넘는 것이겠지... 솔직히 나는 그런 마음이었다.

인터넷으로 산행기를 읽어 보았지만 촐라패스를 넘는 상황을 기록한 산행기를 읽지를 못했다.

그래서 세계에서 제일 높은 언덕을 넘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뿌듯할 것이라는 건방진 마음도 있었다.

종라 롯지에서 촐라패스의 들머리까지 오름길이란 걸 느끼지 못할 정도의 평탄한 길을 걸었었던 같다.

도중에 물이 얼어 있는 들판을 지나기도 했고...

촐라패스 들머리까지 우리 팀의 속도로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왼쪽으로 촐라체의 거대한 잿빛 절벽과 절벽사이로 만년빙설이 폭포처럼 거대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촐라체의 능선 언덕을 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넘고 나서 진정 가슴속의 뜨거움으로 알게 되니....

 

들머리에서 올려다 보니 고갯마루가 시야에 다 들어오니까 금방이라도 오를 것만 같았다.

워메.. 헐....

언덕 아래쪽에는 작은 돌들의 길이었지만 올라 갈수록 크다란 바위 너덜길이었고,

길같은 흔적도 뚜럿하지 않았다. 과연 소와 말은 넘어 갈 수 없는 곳이란 걸 실감했다.

또... 히말라야 신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람도 넘어 갈 수 있다는 것도 온 몸으로 느껴졌다.

설악산 서부 능선의 너덜길이 생각났다. 그래도 서부능선은 길 흔적이라도 뚜렷하지... ㅎ

위를 쳐다보니 돌3개 정도의 작은 탑들이 보였다.

아~하~~~~

길을 안내하는 탑...케른이라고 한다.

작은탑 가까이 가서  보니 옆의 크다란 바위에 초록색 페인트로 화살표로 가는 방향을 표시해 두었었다.

그 작은탑들이 무너지지 않는 것에 의아한 마음도 들고,  그들의 지혜에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또 감사함으로....

한눈에 들어왔던 언덕은 오르고 또 오르니 겨우 한 고비의 언덕을 허락해 주었다.

그 한고비의 언덕까지의 시간이 무려 2시간30분의 소요되었다.  물론 우리팀의 속도이긴 하고....

한차례 올라선 언덕에서 바라 본 길은 그다지 힘들것 같이 않았었는데..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라는 것을 톡톡히 실감했었다....ㅎ

약간의 오름길을 옆으로 휘어져 돌고 나니 건너편으로 만년빙하가  보였다. 감탄도 잠시....

세르파 가이드가 모두 아이젠 착용하라고 했다.

아이젠 착용을 하고 얼음과 눈으로 된 구불구불한 길을 20여분 정도 걸었다

그리고 만년빙하 위를 지나가야 했는데  녹지 않는 빙판위로 눈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었다.

눈이 없는 곳은 말 그대로 빙판....

오래 되어 날의 끝이 낡은 내 아이젠은 미끌거리기도 해서 순간 아찔하기도 했었다.

빙판을 집는 스틱도 미끌거리기도 했었다.

만년빙하를 지나니 또 한차례 너덜 언덕이 나타났다.  

언덕 위에서 우리의 포터들과 쿡팀이 쉬는 중이었다.

5420m 고지를 목전에 두고 오르는 걸음은 숨도 고프고 발도 무거웠다.

드디어..  다 올랐다.  촐라 언덕을~~~

반대편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에 오색타르쵸가 나폴거리고 그 너머로 히말라야 높은 봉들이

불쑥불쑥 솟아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위용과 웅장함은 촐라 언덕의 정상에서 바라보니 그저 부드러운 실루엣처럼 아름다운 풍광의 느낌이었다.

촐라언덕 아래쪽에 당락으로 가는 길이 보여서 내림길은 오름처럼 그렇지는 않겠지.....

그 생각은 나의 착각에 불과했다는 것이 곧 바로 깨달았다.

언덕의 내림길은 완전 너덜길이었는데  바윗길과 자갈길... 자갈길은 자칫 방심하면 줄줄 미끄러졌다.

중간 중간 길이 흔적도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바로 아래처럼 보이는 평지가 1시간 정도를 쉼없이 내려 가서야 도착이 되었다......

촐라 언덕을 넘는 시간이 6시간이나 걸렸다.  물론 올라올때 후미가 많이 느리기는 했지만...

후미는 내려오는 것도 나보다 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그렇게 촐라 언덕을 넘어 반대편 평지에 내려 선 후에야 그 위대함을 깨달았다.

세르파가 우리팀은 정말 날씨운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바람도 불지 않았고, 햇볕이 있어 그다지 춥지도 않았다면서...  엄지 척~~ㅎ

언덕을 넘을때 날씨운이 따르지 않을 때는 태풍과 같은 위력을 지닌 바람이 불어 큰 돌이

사람을 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럴 때는 되돌아 갈 수 있으면 다행이고,  촐라를 넘는 도중이면 큰 위험부담을 안고 넘어야 한다니...

그런 곳이 촐라패스라고~~~      촐라 언덕을 넘고...

 

 

종라 롯지를 출발하면서.... 

렌턴 불빛이 없어도 되었다.

촐라패스를 넘을 때 오후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일찍 출발을 하자고 했다.

 

 

롯지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늦어져서 06:23 출발....

 

 

아직 해 뜨기 전이고 응달이라서 기온이 많이 차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체감온도는 그닥 기온에 비해 낮지 않았다.

 

촐라를 가면서....

 

 

종라의 롯지도 멀어지고... 아마도 다시 찾을 기회가 없겠지....

 

 

쪼~기.... 촐라패스가 보이는데~~~~

 

 

 

 

 

 

 

 

당겨서...

 

 

 

 

 

 

차디 찬 아침 공기가 느낌을 더 서슬치게 하네.....

 

 

아이고... 촐라언덕 들머리... 앞서 간 우리 팀이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이 아득히 멀어 보이고...

사진 몇장 찍는 새 벌써 저 멀리 아득하네...

 

 

포터와 쿡팀이 쉬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처음에는 저 꼭대기에 오르면 끝인 줄 알았는데....

 

 

내 스틱을 바위에 세워 두고 잠시 휴식... 벌써 한시간을 올랐으니...

고도에 숨도 가쁘고...ㅎ

 

 

 내 짐을 지고 올라 가고 있는 포터를  겨우 찾아서 당겨 찍었다.

   (위 사진속에 있음) 완전 숨은그림 찾기...

 

 

쪼~기 보이는 끝이면 다 올라 가는 줄 알았는데... 또 아니었다능거...ㅎ

 

 

 

 

 

 

핀 모양이 특이하고 이름도 궁금하고....

 

 

하이고... 또...

 

 

(위 사진속)쉬고 있는 우리팀을 겨우 찾아서..

숨은그림찾기 보다 더 어렵다~~ㅎ

 

 

이런 바윗길을 올라야 한다는거~~~

 

 

바위에 길안내 표시~~

 

 

케른...이 작은 돌팁이 너덜길 안내를 해 주었다. 

그 옆에 초록색 페인트로도 표시가 되어 있었다.

 

 

 

 

 

 

 

 

 

 

 

 

드디어 한고비 언덕에 올라섰다.

 

 

가운데 저 사잇길로 돌아서 간다.

 

 

휘어진 돌길을 돌아서니 건너편에 만년빙하가 턱 보였다.

여기서부터 가이드 셀파가 아이젠을 착용하라고 했다.

 

당겨서....

 

 

구불구불한 눈길을 약간의 오름길을 걷고 나면 만년빙하를 걷는다.

 

 

 

 

 

 

 

 

만년빙하의 빙판 위에서 ...

크다란 바위가 얼음덩이 위에 걸쳐 놓여져 있었다.

가서 밀면 툭 떨어질 것 같아 보였다.  한쪽은 얼음이 녹아 사이가 벌어졌다. 

언제가는 한쪽도 녹아 바위가 굴러질 것인지..

아니면 붙은 한쪽면으로 계속 저 모양으로 있을지....

 

 

만년빙판 위를 걸을 때는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고....

 

 

권대장님~~~ 

 

 

 

 

장미 언니~~ 정말 대단한 분이여 이 언니한테 6학년 6반은 그저 숫자에 불과 할  뿐~~

 

 

 

 

높기는 높나 봐~~ 언니 얼굴이 달덩이여~~ㅎㅎ

 

 

 

 

나도 추억의 한장으로~~~ㅎ

 

 

 

 

 

 

 

 

 

 

 

 

 

얼음 숨구멍이 있다고...

그러면 얼음이 깨져서 영원히 이곳에 묻힐 수 있다고 가이드 셀파가 절대로 못 들어가게 했는디~~~

 

 

 

 

 

 

 

 

저 빙판을 내려설 때는 미끄러워서 아찔했다~~

 

 

 

 

드디어...

촐라의 언덕 정상에 서다...

 

 

올라 온 반대편 ~~~

 

 

위에서 내려다 볼 때는 금방이라고 내려 갈 듯한 느낌~~~

당락으로 가는 길도 보이고~~~

 

 

촐라 언덕 정상에서....

 

 

 

 

 

 

 

 

지나 온 만년빙하를 배경으로.....

 

 

 

 

 

 

맨 후미 별빛 모습이 개미보다 더 작아 보이니 높이의 가늠이 될라나...

 

 

 

 

 

 

 

 

 

 

 

 

 

 

 

아마도 촐라패스의 수문장인가... ㅎ   날라 가지 않고 기꺼이 모델을 해 준다...

 

 

 

 

 

 

드디어 별빛님도 정상에 도착~~~

 

 

 

 

 

 

별빛님까지 다 오른 후 따뜨한 차로 휴식...  30분 정도 휴식하고 하산 시작~~~

 

저 길이 왜 그리도 긴 내리막인지.....ㅎ

 

 

반쯤 내려와서 올려다 본 촐라패스....

 

 

내림길도 너덜.....

 

 

 

당락으로 가는 흙길에 들어서서 뒤돌아 담아 본 촐라 패스~~~

 

 

사진에서는 보이지도 않지만 아직도 촐라를 내려오고 있는 후미,,,,,,

장미언니와 권대장님은 당락으로 가는 길에 올라 서 있다.

 

 

이런 길을 얼마나 걸었던지...   이젠 배도 고파오는 것 같고....

 

 

 

바위에 적혀 있는 당락으로 가는 안내  - 

구세주가 나타났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모르고 보온병의 물도 반쯤 담아 왔다.

종라에서 당락까지의 중간에는 롯지가 없기 때문에 점심먹을 장소가 없다.

종라 출발하기 전에 가이드 셀파가 촐라를 넘은 후 노지에서 점심을 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들은 길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춥고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아 당락까지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시간이 많이 지체될 줄은 몰랐다. 모두들 지친데다 허기도 느꼈다.

나중에 얘기를 들었었는데...

수월님께서 쿡팀에게 따뜻한 물과 차를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곳까지라도 가져오라고

가이드 셀파에게 지시를 했었다고...

가이드 셀파가 당락의 롯지에 먼저 가 있는 우리 쿡팀에게 전화를 해서

여기까지 뜨거운 물과 차와 쿠키를 가져 왔다...  

한시간을 달려 왔다고 웃으면서 차를 부어주는 얼굴이

순하기 그지 없었다.  따끈한 쥬스와 쿠키를 받을 때 보니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슬리퍼를 신고 한시간을 달려왔다니....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연신 인사를 했다....

후미에 오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올려면 너무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

쿡이 그 사람들에게 가 달라고 했으니 더욱 미안했다..

후미는 후미대로 오라고 하고 우리는 당락으로 출발을 했다.....

 

 

 

참 무던히도 이런 길을 걸었다.

드디어 저 멀리 언덕에 깃발이 있는 것을 발견 ....아마도 마을이 있다는 것,,,,,

 

깃발을 당겨서....

 

 

깃발이 있는 언덕에 올랐다.

그런데 바로 아래에 롯지가 있는 것이 아니고 계곡만 쭈~욱 이어지는 게 아닌가... 에공...

 

 

 

 

계곡 끝에 아스라히 보이는 곳이 롯지가 있는 줄 알았는데.... 

계곡이 얼마나 긴지 여기서는 정녕 몰랐었다.....ㅎ

 

 

 

 

당겨 보니 물이 반사되어 하얗게 롯지 지붕처럼 보였다능거~~ㅎ

 

 

국화과 식물인데... 히말라야 에델바이스????

 

 

과연 히말라야... 

계곡길을 얼마나 걸어 내려왔는데도 오늘의 종착지가 보이지 않았다.

계곡길 중간중간 얼음으로 된 길... 얼지 않는 풀을 밟으면서 건너기도 하고,,

 

 

 

 

권대장님과 장미언니, 설봉님이 선두로 앞서 갔고, 후미는 너무 많이 뒤처져 있었다.

나도 선두와 같이 하산하다가 선두팀 뒤로 권한식님이 중간으로 따라오고 있는 걸 보고

조금씩 천천히 걸었다.

사진 몇 장 찍는 사이 선두팀은 저 멀리 앞서 버리고....

골짜기 길을 휘어지면 모습들이 보이지 않았다.

히말라야의 깊고 긴 계곡길에서 앞서 간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조급해지고 왠지 불안해졌다.

나야 내림길이라 뒤쫓아 가면 선두팀과 합류를 할 수 있지만

처져 있는 권한식님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진다.

앞서 가다가 멀리서 뒤따라 오는 권한식님이 보이면 두 손을 높이 흔들어 보이곤 했었다.

산을 잘 타고 선두에서만 다니는 사람은 앞 사람과 멀리 떨어져 앞선 사람의 모습이 안보일때의

심정은 모를 것이다.

그렇게 권한식님과의 거리를 두고 계속 긴 계곡길을 걷고 또 걸어 내려갔다.

당락의 롯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뒤돌아서서 권한식님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고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는 롯지를 향해 달음질 쳤다.

 

아이고 ....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롯지가 가까워졌다. 

굴뚝에 연기가 나는 곳이 우리의 숙소일 것이다. 

 

 

 

 

당락의 숙소 - 쿰비-라 롯지

 

 

 

롯지 식당으로 들어서니 삶은 감자를 준비해 놨었다.  4~5개를 먹었던 것 같다.

후미가 올 때까지 짐도 풀지 않고 식당에서 계속 쉬었다.

 

 

종라를 출발해서  촐라패스를 넘고 당락까지의 10시간여의 긴 산행...

점심식사를 할 롯지가 없어서 간식으로  떼우고 당락까지의 긴 트레킹...

다행히 후미팀도 한시간 후 당락 롯지로 들어 왔다.

 

저녁식사후 식당의 난롯가에서 오늘의 긴 트레킹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칼라파타르 보다 촐라패스를 넘는게 더 힘들었다고...

대견함과 뿌듯함으로... 날씨의 감사함으로...

내일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라 많이 편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