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0.
ABC(4,130m) - MBC(3,700m) - 데우랄리(3,230m) - 힌쿠동굴(3,100m)
-히말라야롯지(2,920m) - 도반(2,303m) - 밤부(2,335m) - 시누와(2,340m) - 촘롱(2,200m)
06:00 조식 후 일출 조망
07:00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출발
09:10 데우랄리 롯지 통과
11:26 도반 롯지 도착 중식, 휴식
13:20 밤부 통과
14:34 시누와 롯지 통과
16:11 촘롱 롯지 숙소 도착, 휴식
18:30 " 석식
.
3일동안의 하산 트레킹 거리를 2일로 줄이고,
포카라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일정의 트레킹 시간은 후미 기준으로 9~10시간 예상이다.
올 때 묵었던 데우랄리 롯지와 시누와 롯지를 지나서 촘롱이 숙소이다.
촘롱에서 그 동안 수고한 쿡팀과 포터팀과 함께 염소 파티를 할 예정이다.
06시에 아침을 먹고 모두들 일출을 본다.
태양빛이 들기 전 새벽의 안나푸르나
서서히 밝아 온다.
.....
무슨 말로 대신 할까... 어떤 글로 수식할 까....
모두들 말이 없다.
그저 카메라 셔트만 눌러 댈 뿐이다.
그리고 가슴 한 켠으로 모두들 각자 소원을 비는 듯...
이 순간... 이 공간... 에 내가 있다니...
가슴이 먹먹하다....
아무런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이 순간을 눈으로 담고... 심장에 담고...
하여 피가 순환하는 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광경...
그래도 한 낱 미물인지라 망각이란 게 있고,
그 망각이 이 순간을 퇴색하게 하는 지라
기계적으로 담아 놓고 싶어 셔트를 눌러 댄다....
마차푸차레는 황금빛이 들지 않는다.
바닥이 꽁꽁 얼어서 스틱이 땅을 짚은 때마다 오히려 팅겨지고, 미끄러진다.
그만큼 얼었다는 것이다.한 30분 정도는 아이젠을 하고 내려왔다.
스틱을 쥔 손가락이 아려 스틱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두 손도 양 겨드랑이에 넣고 내려 왔다.
그러다가 오른쪽 장갑을 흘렸던 모양이다.
두터운 겨울 장갑은 카고백에 넣었고 메고 있는 배낭에는 여름 장갑...
마침, 성진씨가 한 켤레가 더 있다고 오른쪽 장갑을 빌려 주었다..
마차푸차레베이스캠프 까지 내려 오는데 1시간정도 소요되었다.
올라 갈때는 고소때문에 천천히 쉬엄쉬엄 올랐지만,
하산때는 고소 상관없이 그냥 제 페이스대로
내려 가면 되고, 추워서도 걸음이 자연적으로 빨라졌던 것 같다.
어제 올라 갈 때는 흐르던 물이 밤사이 얼어 붙었다.
그 추위에도 이 녀석이 피어 있으니....
데우랄리 롯지
나무가 자라는 한계선이 뚜렷이 나타난다.
이 녀셕 이름도 몰라 못 불러 주었다.
도반 롯지
오늘 점심은 도반에서 먹는다
후미팀을 기다리는 동안 여유롭게 휴식도 취했다.
후미팀의 도착과 함께 나온 점심 메뉴는 수제비...
얼큰한 맛은 아니지만 김치가 들어 있는 수제비...
그 다양한 메뉴도 내일이면 끝이난다.....
촘롬까지 가야 하기에 또 다시 바쁜 걸음으로 출발.
촘롱의 롯지에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할 수 있다기에 내 페이스대로 트레킹...
밤부 롯지
내려 올 때는 깊은 계곡을 왼쪽에 경사면의 트레킹 길과
오름 내림의 계단과 힘겨루기 하듯 걸었다.
아쉬워 뒤돌아서 또 마차푸차레를 담아 보았다.
우리가 묵었던 시누와 롯지
6일차에 묵었던 데우랄리 롯지도 벌써 지나왔고, 트레킹 5일차 날 밤에 묵었던 롯지...
묵었던 롯지 두 군데를 지나서 다음 촘롱이 오늘의 숙소이다.
마빡님, 성진씨와 여기서 잠시 휴식을 한 뒤 다시 출발...
아래 시누와 롯지가 아스라히 보이고 왼쪽으로 계곡이 깊다.
아래 시누와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등에 땀이 흐를 정도이다.
우리의 쿡팀...
체구는 나보다 더 작은 것 같은데 무거운 조리 기구를 담은 바구니를 끈으로 이마에 메고 간다.
그들의 삶이 그렇게 힘을 쓰도록 만들었을까...
조금 전에 같이 쉬었을 때 보여 주었던 해 맑은 웃음은
잠시나마 나 자신이 그들보다 더 왜소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기도 했었다.
아래쪽 건물앞으로 난 다리를 건너서 올라 가면 촘롱이다.
촘롱으로 가는 다리 ...
이 다리를 건널 때만 해도 촘롱까지의 계단이 그렇게 많았었는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ㅎ
아침 07시 10분에 출발하여 벌써 8시간이나 지났으니 휴식시간,점심시간의
한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7시간이나 걸어서 에너지가 고갈 될 때도 되었고...
ABC로 올라 갈 때는 촘롱에서 점심을 먹고 충분히 휴식도 하고,
더군다나 내려 왔었다.
그런데 오늘 이 오름은 마의 계단이다.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 내지만 100계단을 넘지 못하고 쉬고, 하기를 수없이 했었다.
그들의 건물 짓는 공법인가...
철근 4개라니,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너무나 허술한 것 같다.
전력이 약해 인력으로 모두 나무를 잘라 사용하는 것 같았다.
나무를 인력으로 잘라 무너뜨리고 있었다.
뒤돌아 보니 갈 때 보았던 것처럼 트레킹 끝자락에 하얀 점같이 보이는 시누와,
그 앞쪽에 보이는 건물이 아래 시누와가 아스라하다.
가슴 한켠에 아쉬움이 몰려 든다. 다시는 육안으로는 못 볼 수 있기에....
조금 당겨서....
촘롱의 학교 운동장인지, 애들의 농구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드디어 오늘의 숙소인 촘롱 롯지 ... 인터내서날 게스트 하우스..
출발 9시간만에 도착....
4일날 힐레에서 찬물에 퍼뜩 샤워를 했었던 것을 끝으로,
고양이 세수와 물티슈로 닦아내는 것으로 씻는 것이 전부였었다.
6일만에 ...ㅎㅎ
에공... 샤워 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쫄쫄...
그래도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촘롱에서의 일몰...
여역시 장관이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마차푸차레는 황금 덩어리 그 자체이다.....
황금빛 봉과는 달리 계곡을 어둠속으로 잠겨 든다.
저 계곡을 끼고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4,130m)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무던히도 걸어 내려 왔다.
촘롱의 오름 계단에서는 무념무상으로 걸어 올라 왔었다.
이 또한 아름답고 소중한 내 삶의 한 페이지이고...
오늘 저녁은 우리팀, 쿡팀, 포터팀 모두 염소 수육으로 회식이다.
내일의 트레킹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나, 시와이까지 반나절만 걷고,
시와이에서 나야폴까지 짚차로 이동,
나야폴에서포카라까지 미니버스(15인승 정도)로 이동 예정이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먼저 나온 내장 볶음의 술안주로 모두 이 기쁨을 건배하고,
각자 개인 소감을 한마디씩도 하면서... 대견함에 스스로에게 칭찬도 하고..
우리가 묵는 롯지 아래쪽 롯지에서는 대구대학의 학생들이 캠프파이어를 하느라 떠들썩 했다.
트레킹 8일차의 밤....
촘롱의 밤이 깊어 지는 만큼이나 나의 아쉬움도 깊어지는 듯 했다.
마빡님의 사진에서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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